김먼지 작가가 쓴 에세이 "책갈피의 기분"이라는 책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작가인 김먼지는 작은 출판사에서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북에디터입니다. 본인 스스로 뭐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에 12구짜리 멀티탭이라고 할 정도로 책에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책을 쓰지도 디자인 하지도 않지만 책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연결해주며, 책이 만들어지기 까지 많은 일을 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책을 만드는 일에 얼마나 많은 수고가 들어가는지 알게될 것이며, 책을 만들고 있음에 대한 환상을 깨버릴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출판사에서 근무해본 입장에서 한편으로는 출판시장이 사양사업이 된 지금 이 많은 수고로움에 대한 대가가 적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공감이 가는 에세이 였습니다.
편집자의 덕목으로 성격을 들고 있으며, 미술과 글쓰기에 재능이 없음을 알게되면서 이 길을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 또한 지방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첫 연봉이 1500만원 이었던 세대 이기 때문에 편집자로서 낮은 연봉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슬프면서도 공감이 가는 내요이었습니다. 당시 88만원 세대라는 표현까지 나왔으니 낮은 연봉은 어쩌면 당시 젊었던 우리들의 공통적인 아픔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책갈피의 기분", 기왕 책갈피로 살아야 한다면 가급적 납작지는 이 좋겠지. 편집자의 삶이란 어차피 책 안에 담겨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편집자의 삶이란 늘 을이입니다. 작가, 대표, 디자이너, 인쇄소 등과 일하는데 있어서 어느쪽에도 갑처럼 일하기 힘든 자리입니다. 24시간 항상 전화를 받으며, 누구에게나 친절해야 합니다. 돈을 많이 주는 출판사는 망하고, 사람들은 무작정 책을 내겠다고 찾아오거나 파일을 보냅니다. 글이 안써진다는 작가를 위로하며 내가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갈피의 기분"에서는 출판사의 편집자라는 자리가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 자리인지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아내의 역할이 이와 비슷하기 때문에 잦은 야근, 계속되는 전화 통화, 회의, 미팅 등 다양한 이를 신경써야 하는 것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번쯤은 책을 읽으며, 이 책이 나오기까지 수고해준 출판사 직원 분들의 수고로움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물론 저도 제 이름으로 된 책을 한권 내고 싶네요. 김먼지 작가님이 이 글을 읽으실지는 모르지만 응원합니다. ^^
목차
1부 - 나는 12구짜리 멀티탭입니다
남들은 다 내가 멋지다고 했다│뭐 하는 분이세요?│어쩌다가, 라고 물으신다면│편집자의 조건│편집자의 메일 1│불행의 값어치│굳이 편집자가 되고 싶다면│책 만드는 일은 왜 이리 고될까│책 좀 사라, 사람들아│어떤 기분이신가요│편집자의 통화 1
2부 - 어쩌다 편집자 같은 걸 하고 있을까
8년 차 편집자의 품격│난 늘 을이야, 맨날 을이야│줄을 서시오│연중무휴 24시 고객센터│편집자의 메일 2│편집자의 직업병│존경하는 국립국어원 여러분│차례의 여왕을 조심하세요│지긋지긋한 책태기│지극히 사적인│오타의 요정│편집자 등 터지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싶은데│유토피아는 없었다│편집자의 통화 2
3부 - 그렇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소하지도 확실하지도 않은│그땐 그랬지│이것만 하고 진짜 때려치울 거야│책을 내고 싶으신가요│인쇄소에서│편집자의 이름│더럽고 치사한 편집자│편집자의 메일 3│돈이 안 되던데요│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닌데│이상한 나라의 출판사│파본의 기분│편집자의 통화 3│뭐 하냐, 나 지금│아무도 내게 야근하라고 한 적 없다│오 마이 노쇼!│책이 눕는다│중쇄를 찍으려면│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만듭니다│편집자의 폴더
4부 - 다시 화분에 물을 주기로 했다
테이블야자가 죽었다│그녀를 위로해주세요│독립출판,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내 글의 쓸모│내 주제에 작가는 무슨│편집자의 메일 4│확인받고 싶어서│작가님, 마감입니다만│멈추지 않았더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중쇄를 찍자│테이블야자가 살았다│편집자의 메신저
에필로그 - 이제 돌아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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